십이지지의 성질
2) 십이지지(十二地支)의 성질
⑴ 子水 : 1양(陽)5음(陰)
子字는 ‘낳다 불어나다’의 글자에서 온 것으로 만유의 태초 시원(始原)을 의미한다. 새로운 생을 위해 싹을 틔울 준비를 하는 단계이다. 1년 중 가장 어두운 시기로 햇빛이 제일 약하다. 차고 건조하며 햇빛이 약하니 마음도 우울하다. 이 시기에 1년 중 가장 밤이 길다는 동지(冬至)가 있다. 동지가 지나면 양기(陽氣)가 하나 싹트니 아이를 잉태한 것과 같다. 일양(一陽)이 되어 희망이 생긴다. 子는 땅속에 파묻혀 있는 씨앗의 종자라 할 수 있다. 모든 생명과 물질의 근원이므로 시초(始初)를 의미한다. 한랭(寒冷)하기 때문에 온난(溫暖)함을 원하고 그 형상이 어둡고 낮기 때문에 밝고 오르길 좋아한다.
⑵ 丑土 : 2양(陽)4음(陰)
丑字는 매다, 묶는다는 뜻의 紐(유)字를 의미한다. 동짓달 子月에서 싹튼 양기(陽氣)가 연달아 자라는 모습이다. 丑은 이양(二陽)이 발생하는 지지로, 子에서 싹터서 어금니같이 맺혀지는 형상과 두 손으로 생명의 원천인 종자를 포용하고 감싸주는 모습을 상징하며, 굴종됨을 뜻하고 한기가 스스로 굴복하기 시작한 것을 뜻하기도 한다.
그러나 丑은 햇빛은 있으나 열기가 전혀 없고, 공기 중에 수분도 땅속으로 들어가 얼어 버렸기 때문에 일년 중 가장 건조하고, 가장 추운 시기가 된다. 이 계절의 절기명(節氣名)은 소한(小寒), 대한(大寒)으로 한파(寒波)가 가장 극심한 때라는 것을 의미한다.
⑶ 寅木 : 3양(陽)3음(陰)
寅木은 물이 나무에 스며든다는 演(연)字를 의미한다. 이른 봄 고르쇠 나무를 연상하면 이해가 쉬울 것이다. 추위 속에서 서서히 기지개를 펼쳐 나무가 물을 빨아들이며 이번 생을 준비하는 모습이다. 삼양(三陽)의 시기이니 양기(陽氣)가 절반을 얻었으므로 추위가 물러가기 시작한다.
봄이 들어선다는 입춘(立春)절과 대동강물이 풀린다는 우수(雨水)절이 이 시기에 해당한다. 초목이 땅위로 뻗어나가 만물이 활동하는 시기이며 땅이 녹기 시작하므로 공기 중으로 수분이 하나 올라온다. 처음 빛을 받을 때이니 火의 발산(發散)작용이 처음으로 시작되는 때이므로 寅木에서 丙火가 장생한다 하였다.
⑷ 卯木 : 4양(陽)2음(陰)
卯木은 낳아 기르다는 卵(란)字를 의미한다. 씨앗이 싹 터 한 쌍의 떡잎이 나며 곧이어 줄기가 힘차게 솟구쳐 자라나는 상이다. 하나가 계속해서 분리 되며 성장해 나가는 기세이므로 매사 새로움의 연속이다.
사양(四陽)이 되었으니 양기(陽氣)가 음기(陰氣)보다 커진다. 이 시기의 절기에는 춘분(春分)절이 있는데, 춘분은 낮과 밤의 길이가 같은 날이라는 의미로서 춘분이 지나면 서서히 낮의 길이가 길어지게 된다.
땅도 寅월보다 더 많이 녹아 공기 중의 수분도 더 증가한다. 햇빛을 받아 대기가 조금씩 따뜻해져 봄날의 아지랑이 현상이 일어난다.
⑸ 辰土 : 5양(陽)1음(陰)
辰土는 우뢰소리가 난다는 震(진)字를 의미한다. 만물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어린 모습을 점차 벗어 버리는 상이다. 오양(五陽)이 되어 양기(陽氣)가 무성하고 햇빛을 더 많이 받아 땅속 열기(熱氣)가 절반을 넘게 되니 천지만물이 생동하며 자라나게 된다.
자연계의 동식물도 이때부터 수정과 교미를 통해 번식을 하고 자식을 만들게 된다. 따라서 辰月은 어머니의 품이며 대자연의 생식기라 할 수 있다.
이 시기에 곡우(穀雨)절이 있으니 곡식이 자라는 비가 내려 대자연을 촉촉하게 적셔주며 만물의 젓줄이 된다.
⑹ 巳火 : 6양(陽)
巳火는 뱀을 상징하는 巳(사)字를 의미한다. 땅에 열이 올라와 양기가 상승하면서 꿈틀거리는 형상이 마치 뱀의 움직임과 비슷하기 때문에 붙여진 것이다.
육양(六陽)이 되었으니 햇빛은 대단히 강하고 공기 중 수분도 많아져 스모그 현상이 일어난다.
땅속 열기(熱氣)에 의해 새롭게 태어난 동식물도 영향을 받아 성장이 촉진된다. 산과 들도 푸른 잎으로 가득하다. 본격적인 성장시기이니 농부들은 이 때 모내기를 하게 된다. 이 시기의 절기는 입하(立夏)와 망종(芒種)이니 바야흐로 여름이 시작된다.
⑺ 午火 : 5양(陽)1음(陰)
午火는 태양의 광선과 같이 뻗어나가는 矢(시)를 의미한다. 1년 중 빛이 가장 강하고 밝은 계절이다. 하늘에서 연일 강렬한 햇빛이 내리 째니 본격적인 무더위가 시작되어 뜨겁고 습한 기운이 천지에 가득하다.
이 시기의 절기는 하지(夏至)로서 낮의 길이가 가장 긴 날을 뜻한다. 양기(陽氣)는 이날부터 하나씩 줄어들게 된다. 이 시기에 일음(一陰)이 발생하지만 삼음(三陰)이 되는 신월(申月)까지는 음기를 자각(自覺)할 수 없다. 그러나 일음(一陰)으로 인해 이 시기부터 만물은 결실을 만들기 위한 준비작업을 하게 된다.
⑻ 未土 : 4양(陽)2음(陰)
未土는 성장의 끝이다는 未(미)字를 의미한다. 이는 성장의 한계를 뜻하고 수분이 하강하는 것을 의미한다. 성장이 멈춘 만물은 조금씩 쇠퇴해 가기 시작한다.
이음(二陰)이 생기면서 음기(陰氣)가 모이게 되니 숙성하는 때이다.
햇빛은 午월 하지(夏至)를 기점으로 줄어 들었지만 땅의 열기는 가장 강한 상태이다. 1년 중 가장 더운 계절이므로 땅의 수분이 공기 중으로 모두 빠져 나온다. 덥고 습하니 무더위가 기승을 부린다.
그동안 성장을 거듭하던 벼는 더 이상 땅에서 수분을 얻을 수 없기 때문에 성장의 마무리 단계에 이르게 된다. 성장이 멈추게 되니 하강의 시기가 시작된다. 소멸의 시기가 시작되므로 벼이삭이 맺힌다. 열기가 가장 강한 시기이기 때문에 이 시기의 절기를 작은 무더위, 큰 무더위란 뜻의 소서(小暑), 대서(大暑)라 명명(命名)하였다.
⑼ 申金 : 3양(陽)3음(陰)
申金은 땅이 식는다는 곤(坤)을 의미한다. 삼음(三陰)의 시기이니 드디어 조금씩 음기가 세상 밖으로 퍼져 나오기 시작한다. 이 음기로 인해 申月은 만물의 성장을 억제하게 되고 응고시켜 결실을 맺게 된다. 만물이 응축되어 겉이 단단해지는 시기이다.
寅월에 삼양(三陽)의 작용으로 나무가 수분을 줄기 위로 끌어 올렸다면 申월은 삼음(三陰)의 작용으로 나무 뿌리로 수분을 끌어 내린다.
햇빛은 미월(未月)보다 줄었지만 열기는 처서절까지 여전하다. 처서절이 지나면 밤낮으로 냉기(冷氣)가 살짝 나타면서 열기(熱氣)가 물러가기 시작한다.
대기중에 빠져나온 수분도 다시 땅으로 돌아간다. 따라서 땅속도 냉기(冷氣)가 조금 돌게 된다.
⑽ 酉金 : 2양(陽)4음(陰)
酉金은 술이 익어간다는 酒(주)字를 의미한다. 열매는 사음(四陰)으로 인해 더욱 응고하게 되어 매우 단단해지므로 열매가 익는다, 즉 술이 익는다는 은유적인 표현을 하였다. 유월(酉月)에는 열기가 조금씩 줄어들면서 대지의 땅도 조금씩 식어간다. 수분 또한 땅으로 들어가게 되므로 공기 중 수분이 모여 이슬이 내리게 된다. 첫 이슬이 내리니 이를 백로(白露)라고 한다. 또 이 시기에는 추분(秋分)이 있다. 춘분과 반대로 추분이 지나면 밤의 길이가 길어지기 시작하고 음의 기세가 강해지게 된다.
⑾ 戌土 : 1양(陽)5음(陰)
戌土는 사라진다. 소멸한다는 滅(멸)字를 의미한다. 추수를 끝낸 들판처럼 모든 만물의 형태가 소멸하는 시기이다. 오음(五陰)의 기세에 눌려 양기가 숨어드는 때이니 음기가 천지에 가득하고 만물의 기운은 땅으로 숨어들어간다. 이 시기에 만물은 겨울을 맞을 준비를 한다.
공기중의 수분도 완연하게 줄어들어 땅으로 들어가 버린다. 수분이 사라지면 건조해진다. 땅속의 열기는 거의 사라지니 냉기(冷氣)가 지배를 한다. 이 시기의 절기에는 서리가 내린다는 상강(霜降)이 있다. 상강 이후부터 겨울의 기세가 시작된다.
⑿ 亥水 : 6음(陰)
亥水는 씨앗의 핵인 核(핵)자를 의미한다. 만물이 소멸하면서 다음 생을 위한 기운을 담아 씨앗의 형태로 저장한다. 새 생명의 기틀을 소중히 보관하여 子水로 이어주는 역할을 한다.
육음(六陰)의 시기이니 이때부터 땅속의 열기는 거의 사라진다. 따라서 亥는 열기를 갈무리 하는 기능이 있다. 햇빛도 미약하여 기세를 잃어버린다. 땅위의 수분도 술월보다 적으므로 더욱 건조해진다. 이 시기의 절기에는 소설(小雪)이 있으니 첫눈이 내리게 된다.